9월 28일 2025
일요일 새벽이면 제 자리로 돌아와야 했던, 수요일 저녁 비행기를 타는 대신에, 토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일요일 저녁 비행기를 선택했다.
아침부터 비가 장마처럼 내리더니, 정말 기적과도 같이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걷기 직전에 비가 그쳤다. (비가 온다는 방콕에서도 사용할 요량으로 챙겼던 우산은 새마을 감자탕에 놓고 나왔음.)
이번에도 방콕에 조금 일찍 내려주는 에어부산을 선택했는데, 어째 저렴하더라니 수화물이 방콕행 편도만 가능했던 표였나 보다. 올 때 수화물은 미리 홈페이지에서 구입해야 저렴하다는 안내와 함께, 뜻밖의 비상구 좌석 제안을 받았다. (두다리 쭉 뻗고, 심지어는 옆자리도 빈 창측 비상구 좌석있었음. 분명 만석이라고 했는데 이런 행운이 내게도)
언젠가부터 LCC를 타게 되면 편의점 메뉴로 배를 채우게 된다. 짜장범벅과 치즈나초 ft. 화이트와인이 변변치 못했던 오늘의 끼니를 조금 채워 준다.
공항철도를 타고, 나의 첫사랑 아니 나의 항상 첫박인 S Box 호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40은 넘어보이는 남친 없을 것은 혼"여"행객에게 호텔까지 가이드 하겠다는 할배. 방콕에 100번 정도 왔었다는 할배는 그 기차 안에서 혼"여"행객의 카톡가 되고, 호텔위치와 여행계획을 다 고해성사와 비슷한 분위기로 확인해 내는 기술을 보여준다. 조금은 부럽다.
호텔방의 곰에게 인사하고, 이제는 샤워도 하고 "반이싼므안윳"으로 향한다. OOO 또 왔니라고 인사해 주는 종업원이 그 사이 많이 늙었다. Chang 댓병이 비어가는데, TV에서 틀어주는 시덥지 않은 중국 SF 의 결말이 궁금해서, 여행기간 킵해 놓고 먹을 쌤쏭 댓병을 시킨다. 디저트겸 망고찰밥과 같이 마시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추천받은 OOO 을 처음 먹었다. 뭔가 핀란드식 사우나 한증막의 기운이 검게 서려있는, 약간은 저렴한 한약재의 맛.